반응형
황유철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황유철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강동구에 사는 50대 여성 박모 씨는 새해맞이 건강관리 계획을 세우며 건강검진을 받았다. 총콜레스테롤 222, 중성지방 77, 저밀도(LDL)콜레스테롤 148, 고밀도(HDL)콜레스테롤 152로 나타났고 ‘이상지질혈증주의 추적관찰’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10년 차 당뇨인으로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는 박씨. 이상지질혈증이라는 단어부터 생소하다. ‘살을 빼야 하나? 약을 더 먹어야 하나? 어디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아보지만 쉽지 않다. 16일 황유철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에게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혈액 속 지방 성분 과다·과소한 상태, 이상지혈증

이상지질혈증이란 우리 몸의 혈액 속에 총콜레스테롤,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증가하거나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이 중에서도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높을 때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이라 한다. 중성지방이 높을 때는 고중성지방혈증에 해당한다. 여기에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감소한 경우까지를 모두 합해 이상지질혈증이라고 한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에 지질 성분이 과다한 상태로 이러한 지질 성분이 혈관 벽에 쌓이고 염증을 일으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전자 돌연변이, 비만, 음주 등 원인도 다양해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크게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생기는 1차성 원인과 비만, 음주, 고탄수화물 및 고지방식이, 갑상선, 신장, 간기능 이상, 2형 당뇨병과 관련된 2차성 원인으로 나뉜다.

특히 고중성지방혈증은 현대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비만, 음주, 2형 당뇨병, 건강하지 못한 식사 패턴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낮은 고밀도 콜레스테롤혈증은 유전적 소인, 비만, 흡연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상지질혈증은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40mg/dL(데시리터당밀리그램)일 때, 저밀도 콜레스테롤 160mg/dL, 중성지방 수치가 200mg/dL 이상일 때,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남자 40mg/dL 및 여자 50mg/dL 미만일 때 진단될 수 있다.
 

현대인의 병, ”당뇨병>혈압>비만“ 순으로 이상지질혈증 많아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팩트시트2022’ 자료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에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약 40%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 비만 등 현대인의 질병이라고 불리는 만성질환과의 동반 유병률에서 당뇨병 환자의 87%, 고혈압 환자의 72%, 체질량지수(BMI) 이상의 비만 환자 53.7%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나타났다. 이상지질혈증 유병자의 절반 이상이 신체 활동 부족 상태이며 남성의 72%와 여성의 32%가 음주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가장 중요한 동반 질환이 바로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당뇨병 자체로도 혈관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높은 혈중 포도당은 한 번에 여러 관상동맥에 문제를 일으킨다. 치료해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생존율도 비당뇨인에 비해 불리하다. 또한 당뇨병은 중성지방과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고 고밀도 콜레스테롤의 감소를 일으켜 이상지질혈증도 악화시킨다.
 

당뇨병 환자, 더 조기에, 더 낮게,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100㎎/dL만 넘어서도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한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된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심혈관질환 발생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지 않아도 초저밀도(V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서 죽상동맥경화증이 더 잘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당뇨병에 이상지질혈증의 문제가 동반되면 심혈관계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이유로 당뇨병 환자의 경우 더욱 적극적으로 이상지질혈증의 치료와 관리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상지질혈증은 식사요법 및 운동요법으로 일부 개선할 수도 있지만 많은 수에서 한계가 있어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더 많다. 황유철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이상지질혈증 관리의 주요 목표인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면 약물치료가 중요하다“며 ”운동과 식사조절만으로 목표 수치에 도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저 질환 여부에 따라 약물치료 목표 달라져

황 교수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저밀도 콜레스테롤, 고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와 함께 환자가 가지고 있는 다른 특성에 따라 약물치료의 목표와 치료 시작 시점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같은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130㎎/dL이라고 해도 환자의 나이, 성별, 과거 심혈관질환 유무, 현재 흡연 여부에 따라 치료전략이 달라지는 것이다.

황 교수는 “같은 지질 수치일 때 당뇨병 환자의 경우 비당뇨인에 비교해 훨씬 높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있다”며 “그래서 더 조기에, 더 적극적으로, 더 낮은 지질 목표를 가지고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환자지만 심혈관계질환이 없다면 고밀도 콜레스테롤 100㎎/dL 미만으로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심혈관계질환이나 만성신장질환, 고혈압, 흡연, 관상동맥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70㎎/dL 미만으로 수치를 조절하도록 권고된다.

 
당뇨병 환자 이상지질혈증, 스타틴 약물치료 등 가능

당뇨병 환자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다면 생활 습관 교정과 혈당조절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이상지질혈증 치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물론 당뇨병 환자가 목표 수치에 도달하고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경우 ‘스타틴’이라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일부 환자에서 간 수치 상승, 근육 부작용, 혈당 상승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임상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로 심하지 않다. 황 교수는 ”약제 복용에 따른 심혈관질환 예방의 이득이 명백하고 약제의 부작용에 따라 손실의 위험을 크게 상회하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반드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당뇨환자에게 이상지질혈증, 고지혈증 관리는 현재 삶의 질 뿐 아니라 추후 합병증 예방과 관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함께 혈당, 혈압, 지질, 생활 습관 등 통합적인 관리를 하시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반응형

+ Recent posts